이번에 기사에 나온 사진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 사진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악성코드에 감염된 PC를 뜯어서 살펴본다고 뭐가 나올리가 없기 때문이죠. 아마 기자가 저렇게 자세 취하라고 주문을 했나봅니다. 뭐라도 보여줘야 실체가 나오니까요.
이건 마치 '스타워즈'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두 영화의 차이점, 그리고 영화 '한반도'와 애니메이션 '침묵의함대'의 차이점을 연상시킵니다.
1968년에 나온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는 우주공간이 나오는 장면에서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진공 상태이기 때문에 소리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철저히 리얼에 집중하였지요.(하지만 저는 좀 지루했습니다.) 반면 스타워즈에서는 엔진소리, 레이저 쏘는 소리가 꽤 박진감있게 들리지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타워즈 에피소드III 시스의 복수
영화 '한반도'에서는 일본 해상자위대와 한국 해군이 함포를 겨누고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실제로는 수평선 밖에서 사정거리 100km 이상의 함대함미사일로 전투가 벌어지겠지만, 영화상 비주얼이 필요하기 때문에 '와닿게 하기 위해' 일본 해상자위대의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그리고 영화 '붉은 10월호'에서는 바닷속의 전투를 표현하기 위해 잠수함을 추격하는 어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수심 100m는 넘는 바닷속에서 어뢰의 모습이 보일 턱이 없지만 일단 보여주고있지요.
한반도 (1분 30초부터)
붉은 10월호 (2분 00초 부터)
이렇게 소리가 나고 실체가 보이는 영화는 리얼보다 더 리얼하게 상황을 몸으로 느낄수가 있습니다. 사람이 사랑을 할 때 스크린 너머 채팅을 할 때보다 서로 체온을 느끼며 마주볼 때 더 와닿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이런걸로 거슬러올라갑니다. 논리를 포기하고 감성을 자극하는게 더 효과적일 때가 대부분인것 같습니다.
특히 게임 업계는 너무 리얼하게 만든 게임은 망한다는 점을 잘 알고 계실겁니다.
여기까지는 리얼을 포기하고 가끔 허상을 보여주는것의 중요성이었고요, 이젠 좀 더 들어가보죠.
1인칭 슈팅 게임(스페셜포스, 서든어택, 퀘이크, 둠, 하프라이프, 기타등등..)을 하면서 눈앞의 적이 총을 쏘면 자기도 모르게 몸을 숙인다거나, 벽 옆의 적을 엿보기 위해 몸을 기울인다거나 하는 우스운 행동을 하는 이유는 플레이어가 그 게임에 극도로 몰입하였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게임이라면 당연히 이래야 합니다.
아래 동영상을 봅시다.
워낙에 영상이 밝고, 이미지가 귀엽기에 크게 와닿지는 않지만, 배경음악 하나 바꿔서 받아들이는 의미가 완전히 바뀝니다.
이건 도모님의 댓글을 보고 추가한 조인성의 커피광고입니다. 배경음악을 바꾼건데요, 이 동영상은 "조인성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로도 검색이 되네요-_-;; 고개를 드는 장면은 눈이 좀 많이 무섭군요.
그 외에도 인텔의 광고 마지막에 나오는 인텔 인사이드 로고와 함께 들리는 "둥- 둥둥둥둥!", "생각대로T", 종근당의 종소리 등 짧은 멜로디, "비비디바비디부!", "하이마트로가요!" 등의 짧은 문구, "손이가요 손이가 새우깡에 손이가요" 등의 CM송을 통틀어 '징글'이라고 부릅니다.
위 내용들은 이용자에게 피드백을 줄 때 오감을 활용하는것, 그리고 그 오감의 자극이 일치하는것, 반복적인 자극을 주어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이게 약간만 어긋나면 재미없고 쌩뚱맞고 형편없다고 느끼게 되는거지요. 말주변이 없어 글 끝맺기가 애매하지만, 오감의 중요성을 곰곰히 생각해보고 우리 주위의 어떤것에 이걸 적용할지 한번쯤 상상해보는건 어떨까요?
우리가 만든 제품이 이용자들의 오감을 자극할때 불쾌감을 준다던가(살균세탁하셨나요하우젠), 이용자가 뭔가 조작할 때 답답함을 느낀다거나(키보드의 키감과 카메라의 셔터감).. 아니면 내가 강연할때 자료는 엄청 좋은데 사람들이 다 잔다거나.. 신경 쓸 범위는 무궁무진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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