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로빈슨 크루소와도 같은 무인도 이야기를 다룬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 보면, 주인공(톰 행크스)이 배구공에 우연히 찍힌 자신의 손자국을 보고 '윌슨'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는데요. 처음에는 심심풀이로 대화를 나누다가 나중에는 정말 친구처럼 소중하게 대하는 과정을 통해 윌슨은 극 중에서 중요한 캐릭터(?)로 자리를 잡습니다.
MIT 미디어랩에서도 로봇에 표정을 부여하여 의인화 하는 시도도 있었고,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혼이 담긴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 하는 등 사물 그 이상의 것을 만드려는 여러 시도들이 떠오릅니다.
인형이나 장난감은 솜과 천, 플라스틱 등 단순한 재료에 지나지 않는 것에 캐릭터를 부여함으로써 사용자로 하여금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죠. 인형이나 이불이나 재료는 똑같지만 생김새로 인해서 전혀 다른 물건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오래 전 우연히 경품으로 얻게 된 강아지 인형을 백미러에 걸어 놓았는데, 재미로 이름을 윌슨이라고 붙였더니 차에 타는 사람들이 이 친구랑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답니다.
말이 없지만 믿음직스러운 보안요원, 윌슨
인형은 우리에게 사랑 받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이 될 수 있는 지 말해줍니다. 인형으로써 사랑 받을 수 없다면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서 이불이 될 수도 있겠지만요.
얼마 전에 한 TV 프로에서는 선풍기를 좋아하는 아이에 대한 프로그램이 소개 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사물에 대해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깊고 얕음은 상황에 따라 혹은 사람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사람과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것 처럼, 사람과 사물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경험을 설계하고 엮어 주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지는 않을까요?